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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필을 잘 쓰려면...

작성자초록편지

작성일2012-08-16

조회수4,914

수필을 잘 쓰려면

이인선


1. 수필의 개념

수필에는 에세이와 미셀러니가 있다. 에세이는 소논문적인 성격으로 일정한 주제에 대하여 심도 있게 논리적으로 다룬 것이다. 그에 반하여 미셀러니는 잡다한 논문집이라고 할 수 있다. 잡다하다고 하여 아무거나 다루는 것은 아니고 여러 가지 문제에 관하여 이것저것 다룬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에세이도 논문이라고는 하지만 직감적인 통찰을 중심으로 논리가 비약하기도 하고, 논리적 설명이 요구되는 경우에 있어서도 암시에 그쳐버리기도 한다. 에세이는 긴 논문이라기보다는 짧은 단상이라고 할 수 있다. 미셀러니는 본디 논문이라는 뜻을 가진 것이지만, 실제로는 논문적인 성질의 문장보다는 잡기, 접록 등에 속하는 문장을 말한다.
우리가 쓰고 있는 수필은 두 가지의 성격이 다 포함된 경우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수필에는 개인적인 문제와 사회적인 문제가 중심이 되며, 감상적 표현보다는 지성적인 판단이 중심이 되는 것은 에세이적인 글이고, 개인적인 문제에 더 많이 의거하며 이상적인 판단보다는 감정적인 표현이 우세한 것은 미셀러니적인 수필이다. 객관적인 성격을 지닌 것과 주관적인 감성적 성격을 지닌 것이 미셀러니적인 성격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실제로 글을 쓰면서 이 두 가지 성격을 혼합하여 쓰는 경우가 많다.

2. 문장의 특색

수필이 다른 문학적 형태와 다른 점은 다음과 같다.
1) 그 형식이 자유롭다 - 논문은 형식이 요구되고, 구성방식이 서론, 본론, 결론 등의 형식적 체계를 갖추어야 하는데, 수필은 일체의 형식을 무시해도 좋다. 소설이나 희곡은 인물, 배경, 사건 등의 구성적인 요소가 그 형식적인 조건이 되는데 비해 수필은 제약이 전혀 없다. 어떤 형식, 무슨 방법으로 써도 아무 상관이 없다는 것이 수필의 특색이다.

2) 가장 직접적인 자기고백의 문장이다 - 달관과 통찰과 깊은 이해가 인격화된 평정한 심경이 무심히 생활 주변의 대상에 혹은 회고와 추억에 부딪혀 스스로 유로되는 직접적 자기고백의 문장이다.

3) 수필은 비전문적인 문학이다 - 시, 소설, 희곡, 평론 등은 전문적인 성격을 띤다. 문학이나 창작에 관해 전혀 아무런 지식이나 관심이 없던 사람이 마음대로 창작할 수 없다. 수필은 글을 쓸 수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쓸 수 있다.

4) 수필은 시험적인 문장이다 - 수필 속에 담겨있는 형식이나 내용은 확고부동한 것이 아니라 시험적으로 새로운 방법을 시도해 볼 수 있다.

5) 소재의 유동성이다 - 소설이나 희곡은 표현하려는 대상이나 주제가 정해져 있다. 그러나 수필은 갑을 이야기하다가 을을 이야기할 수도 있고, 갑에게서 a의 의미를 찾다가 b의 의미를 찾을 수도 있다. 대상과 주제를 마음대로 옮길 수 있는 특성이 있다.

6) 수필은 쓰기 쉽고도 어려운 문장이다 - 수필은 ‘붓 가는 대로 쓰는 글’이니, ‘마음의 산책’이니, ‘형식이 없어 자유자재로 쓸 수 있다’느니, ‘편지 한 장 쓸 수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쓸 수 있다’느니 하여 우선 쓰기 쉽게 생각한다. 그러나 수필은

1. 개성
2. 필자의 생활철학
3. 생활의 예지
4. 인생의 도
5. 훌륭한 인격
6. 넓고 깊은 교양
7. 독자적인 인생관
8. 독자적인 사회관
9. 풍부한 사색

등이 반영되어야 하므로 필자의 풍부한 교양과 인격이 동화되어 문장화된 것이라야 훌륭한 수필이라고 할 수 있다. 문장은 부담 없는 가벼움과 안온함과 친근미에 호기심을 갖고 독자로 하여금 스스로 웃음 짓게 하는 문장으로 구상화되어야 하므로, 결국 수필은 누구나 쓸 수 있으되, 얼마나 훌륭하고 수필다운 수필을 써서 인생의 향기니, 인생의 관조니 할 만큼 글을 써낼 수 있느냐가 문제일 것이다.

* 수필의 특색

1). 소재 - 무제한: 자연, 인생, 생활, 문화, 정치, 과학 등
2). 작자 - 누구나
3). 형식 - 무형식: 대체로 나름대로의 서술 형식이 있다.
4). 경향 - 사색적, 비평적, 우머러스한 것, 풍자적 다양
5). 문장 - 시험적 문장으로 개성이 유로되어 있다.

3. 수필의 종류

1) 중수필 - 논리적 지적으로 써진 소논문으로 학술논문이 아닌 학자, 교육자, 사상가, 문학자 등이 쓴 글.
2) 경수필 - 감정적, 정감적으로 써진 부드럽고 가벼운 예술가의 신변잡기로 개인적이며 개성적인 글.
3) 사색적 수필 - 인생이나 자연에 대한 광범위한 문제를 철학적 견지에서 깊이 있게 서술한 글.
4) 비평적 수필 - 예술 작품에 대한 작자의 의견을 서술하여 쓴 글. 객관적 관찰이 많다.
5) 담화적 수필 - 이야기 형식으로 담화를 곁들여 서술한 글
6) 기술적 수필 - 작자의 주관이 섞이지 않은 순수한 객관적 사실을 기록한 글. 스케치라고도 함.
7) 연단적 수필 - 연설이나 강연을 듣는 것과 같이 써진 웅변적인 수필.
8) 사설적 수필 - 사회의 여론이나 방향을 지도하고 인도하는 구실을 하는 것.
9) 성격적 수필 - 인간의 성격을 탐구 분석하여 서술한 수필. 몽테뉴, 찰스램의 수필.

4. 수필 작법

수필에는 작법이 없다고 하였으니 별다른 작법이 없다. 그러나 아무 생각이나 아무렇게나 쓰면 된다는 것은 아니다. 2000-3000자 정도의 짧은 문장 속에 글로서의 면모와 내용을 갖추어야 하고, 개성적인 표현과 범속한 데서 놀라운 이미지를 발견할 수 있고, 예민한 감각과 슬기를 배울 수 있으며, 풍부한 체험과 교양을 통해 달관과 통찰과 깊은 이해가 인격화된 글 속에서 생활예지와 인격과 인생을 배울 수 있는 내용을 갖춰야 하고, 그 내용 서술에 있어서도 배타적이거나 비타협적이거나 읽는 도중 반발감이나 불쾌감을 주어서는 아니 된다. 너그러운 포용력을 가진 글을 써야 하며, 읽는 데 있어서도 어려운 한문이나 외국어를 나열하여 힘들게 하거나 친근감이나 부드러운 맛이 없어 싫증이 나게 써서는 아니 된다. 짧은 문장으로 가벼운 필치로 유머와 위트를 섞어서 가볍고 자연스레 서술해야 한다. 수필은 형식이 자유로우니만큼, 서정시적인 정서나 감흥은 물론 소설적인 구성, 희곡적인 대화, 비평적인 판단 작용까지도 때에 따라 자유로이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

5. 문학 사이트를 통해서 느낀 점, 시정해야 할 점, 권고사항들

평소에 다른 사람들의 수필을 읽으면서 느꼈던 점을 솔직하게 적어 봅니다. 개인적으로 평을 하거나 의견을 달아주고 싶어도 혹시 의욕을 저해하지 않을까 걱정이 되어서 혹은 글 쓰기를 중단하는 사고가 발생할까 싶어 표현을 자제했던 부분입니다. 그러나 전문가로 가기 위해서 꼭 거쳐야 하고 넘어가야 하는 문제점을 지적해 봅니다.

1) 개성적인 주제, 참신한 내용, 독특한 경험 - 자기만의 정서, 자기만의 색깔, 자기만이 느낀 독특한 체험을 다루어야 한다. (남이 다루지 않았던 내용이 좋다. ‘나는 더 잘 쓸 수 있어’ 라는 확신을 가지고 쓰자)
2) 표준어 사용, 사투리는 삼간다 - 자신의 인격이 녹아나는 세련되고 우아한 문장표현을 하여야 한다. 가능하면 표준어를 사용하자. 대화에서는 소설 기법식으로 사투리를 넣더라도 일반문장에서는, 설명이나 묘사 부분은 표준말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3) 품위 있는 문장 표현 - 욕설이나 천박한 표현이나 장난식의 채팅식 언어는 지양한다. ㅋㅋ하고 웃는 것, ㅎㅎ 하고 웃는 것 지양한다. 그냥 ‘하하 하고 웃었다’ 정도로 구체적 서술을 완결한다.
4) 맞춤법은 정확하게 표준어에 맞게 쓰도록 하자.

최근의 한글 2002를 사용하면 붉은 글자로 오류가 표시되어 시정할 수 있다. 그러나 이름은 모두 붙여 써야 하는데 한글 2002에서는 띄어 쓰게 되어 있다. 오류도 있으니 컴퓨터를 과신하지 말고 국어사전, 맞춤법 사전도 가끔 대조해 보자. 의문이 가면 바로 야후 국어사전을 찾는 습관을 갖자.

5) 내용은 자기성찰, 직관, 심미적, 탐구 - 남을 모함하거나 비방하는 것보다는 자기 성찰을 하고 반성을 끌어내는 내용이 좋다. 지나친 자기주장은 오히려 논설문에 더 맞다. 보통 정치적인 수필에서 보이는 격한 투의 표현은 상스러워 보이거나 편협해 보일 수 있다. 시사성은 격조 높은 문예적인 수필보다 호응이 적다. 상을 받는 경우에도 제외된다. 등단은 더 당연하다.

6) 읽기 쉽게, 알기 쉽게 단락을 띄워라 - 편하게 읽을 수 있게 단락을 띄어 주고, 문장의 길이를 조정하여 한눈에 내용이 눈에 들어오게 한다.

요사이 시적으로 길이를 짧게 하거나 아예 줄마다 띄어 쓰거나 한 줄마다 줄줄이 띄어 쓰는 것을 본다. 사색적이고 철학적인 내용이 아닐 경우 굳이 그럴 필요는 없다.
그러나 개성을 살려서 자기만의 색깔을 가지자.

7) 독자를 의식하라. 문장의 객관화, 감정의 객관화 - 자기감정의 지나친 토로나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수필을 쓰는 것이 아니다. 감정의 자제와 절제도 미학이다. 독자가 읽는다는 것을 항상 의식하라. 혼자만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일기장에 써라. 일기장에 쓸 내용을 독자에게 강요하는 것도 고역이다.

고백적 편지투의 표현은 사랑이나 이별의 내용에 많다. 지나친 자기 고백적인 글은 독자를 식상하게 한다. 객관화를 시켜야 한다. 아예 그럴 경우 편지 형식의 수필을 쓰는 것이 좋다. 그러나 형상화나 표현에서 문예적인 표현을 할 때 글의 맛과 질이 좋아진다.

8) 너무 짧게 쓰지 말라 - 쓰다 만 것 같은 글은 안 된다.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친구에게 휙 내던지는 mail식 표현은 피해야 한다. 학생들의 글에서 많이 볼 수 있는데,

어른들의 글에서도 그러한 자포 자기식의 글을 보게 된다. 품위를 유지하고 끝까지 문장의 끈을 잡고 놓지 않는 일관된 흐름이 필요하다.

9) 앞과 뒤에 사족을 붙이지 말라 - ‘이것은 처음 쓰는 글입니다’, ‘잘 읽어 주세요’, ‘끝까지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등등의 표현은 삼가라. 사족이다. 이러 저러한 이유로 쓴 것입니다 등등의 사족은 붙이지 않는다.

글은 글 자체로 모든 것을 말한다. 굳이 말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자신이 다시 답글을 달아서 할 말을 따로 하자.

10) 대글 달기 - 1. 품위 유지: 글에 대글을 달 때의 태도에서 품위를 유지하자.

2. 재치와 유머 - 필요하지만 장난식 표현, 채팅식 표현은 삼가한다.

3. 지나친 개인적 친밀함을 유도하는 사적인 표현은 삼가는 것이 좋다. 정감을 나타내기 위한 것은 개인 홈에 가서 할 수 있다.

친밀함의 표현의 농도를 지나치게 표현하는 것의 자제가 필요하다. 특히 개인적으로 알고 있는 사람일 경우에 심각한 경우를 본다. 다른 사람에게 소외감을 줄 수 있다. (이번 정모에 많은 사람들의 참석을 유도하기 위해서 지나친 친밀감을 표현한 점이 없지 않다. 반성하고 있다.)

11) 비평은 너그럽게 칭찬은 많이.(운영자나 평자 외에는 지나친 비평은 삼가자) - 냉정한 혹평은 상대의 창작의욕 상실을 초래할 수 있다. 초보자에게는 특히 유의해야 한다. 칭찬은 많이, 지적은 적게 하자. 한꺼번에 너무 많은 지적은 좌절하게 한다. 그러나 작품성이 좋고, 채찍을 가하면 일취월장할 경우 조심스럽게 한다. 그래도 운영자나, 팀장이나, 전문적인 평론적 소양을 갖춘 사람이 하는 것이 좋겠다.

12) 호칭과 존대말에서 상대를 존중하자 - 글은 얼굴을 대하지 않기 때문에 감정을 더 절제하고 조심해야 한다.

대글이나 축하의 글에서도 상대의 인격을 지켜 주어야 한다. 상대를 비방하거나 은근히 꼬집거나 건드리는 것은 치사한 짓이다. 자신의 인격과 품위가 저하된다는 것을 명심하여야 한다. 글로서는 더욱 정중한 표현이 요구된다. 존대말을 쓰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항상 예의바른 호칭을 써야 한다. 친구라도 존대말, 연하라도 존대말, 누구에게나 존대말을 쓰자. 보기 좋고 듣기 좋다.

13) 비평이나 건의를 건전하게 수렴하는 자세를 갖자 - 전문적으로 공부하기 위해서는 수강료를 지불하게 된다. 문학 사이트에서도 학원에 왔다고 생각하고 열심히 공부하자. 열심히 배우자. 겸손하게 배우자.

내가 생각하지 못한 것을 실천하는 사람은 모두 선생님이다. 누구나 선생님이다. 특히 남의 잘된 글은 좋은 스승이라는 것을 잊지 말고, 연구하여야 한다.

14) 노력하는 자세를 갖자 - 많이 생각하고, 많이 읽고, 많이 써야 한다. 실험정신을 갖고 내용과 표현을 바꾸어가며 연습하자.

15) 욕심을 가져라. 목표를 세우라 -

자신과 경쟁하라. 질투를 하는 것이 아니라, 희망을 가지고 도전하라. 자신의 문제점을 인식하라. 개인적인 약점을 극복하고, 연구하여 발전하도록 하자. 목표를 정한 뒤, 도전하라. 의욕을 가지고 노력하면 실력이 는다.

16) 자기를 비싸게 평가하라 - 왕자병, 공주병도 좋다. 자신은 세계다. 우주다.

상투적 표현을 삼가라 - 남이 쓴 표현, 어디선가 읽은 내용, 빌려온 것은 집어 던져라. 자신의 내면에서 글을 길어 올리자. 자기만의 경험, 자기만의 색깔, 자기만이 할 수 있는 비범한 것을 쓰자. 웃기려고만 하지 말고, 눈물도 필요하다.

17) 자기 최면을 걸 - “나는 수필가 OOO다. 나는 최고다.”라는 자기 최면이 필요하다. 독자가 감동받을 나만의 경험을 품위 있게 표현한다. “나는 최고의 작가다. 그리고 내 글은 문예지나 일간지에 싣거나, 선생님이나 친지, 친구에게 선물로 보낼 수 있는 수준이다.” 라는 생각으로 항상 글을 쓰자. (끝)

(참고 자료 : 조병춘 저 '실용문장작법'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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